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을 여러 기능 단위로 나누는 선택은 단순히 구조를 쪼개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기능이 분리되는 순간, 각 요소는 더 이상 내부 코드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때 자연스럽게 매우 중요한 질문이 등장한다. 바로 이 요소들이 서로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마이크로서비스 환경에서 통신 방식은 단순한 구현상의 선택이 아니라, 서비스의 안정성, 확장성, 그리고 운영 복잡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이 글에서는 왜 이 부분이 그토록 중요해졌는지, 그리고 어떤 구조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는지를 차분히 살펴본다.
마이크로서비스 통신 방식이 구조의 성격을 결정한다
기능이 분리된 환경에서는 각 서비스가 독립적으로 배포되고 운영된다. 이 말은 곧, 하나의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가 협력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용자가 하나의 버튼을 눌렀을 뿐인데, 내부에서는 인증, 데이터 조회, 계산, 기록 저장 같은 작업이 서로 다른 서비스에서 동시에 일어난다. 이때 어떤 방식으로 요청을 주고받느냐에 따라 전체 구조의 성격이 달라진다. 통신이 단순하고 명확하면 흐름을 이해하기 쉽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반대로 통신 방식이 복잡하고 암묵적인 규칙에 의존하면, 서비스 수가 늘어날수록 전체 구조는 점점 불투명해진다. 결국 통신 방식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동기 통신이 주는 직관성과 그 한계
가장 직관적인 방식은 요청을 보내고 응답을 기다리는 형태다. 한 서비스가 다른 서비스에 요청을 보내면, 결과가 돌아올 때까지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 이 방식은 흐름을 이해하기 쉽고, 구현도 비교적 단순하다. 하지만 서비스 수가 늘어날수록 이 방식의 한계가 드러난다. 하나의 서비스가 느려지면, 이를 기다리던 다른 서비스도 함께 지연된다. 작은 지연이 연쇄적으로 확산되며 전체 응답 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트래픽이 몰리는 상황에서는 이 구조가 병목으로 작용하기 쉽다. 직관적이라는 장점은 분명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부담도 함께 커진다.
비동기 통신이 가져오는 유연함과 복잡성
응답을 기다리지 않고 요청만 전달하는 방식은 구조에 다른 가능성을 열어 준다. 즉시 결과가 필요하지 않은 작업을 뒤로 미루면서, 사용자에게는 빠른 반응을 제공할 수 있다. 알림 전송, 기록 저장, 통계 수집 같은 작업은 이 방식과 잘 어울린다. 다만 이 유연함은 새로운 복잡성을 동반한다. 요청이 언제 처리되는지, 실패했을 때 어떻게 보완되는지에 대한 설계가 필요해진다. 흐름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디버깅이 어려워질 수 있다. 비동기 방식은 만능 해법이 아니라, 목적에 맞게 선택해야 하는 도구다.
통신 실패를 전제로 설계해야 하는 이유
마이크로서비스 환경에서는 통신 실패가 예외가 아니라 일상에 가깝다. 네트워크 지연, 일시적인 장애, 배포 중 발생하는 불안정한 상태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막는 것이 아니라, 실패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응답이 없을 때 재시도할지, 일정 시간 이후에는 다른 경로를 선택할지, 아니면 사용자에게 즉시 알려줄지를 미리 정해 두어야 한다. 이 기준이 없으면 작은 장애도 전체 서비스에 큰 혼란을 준다. 통신 방식은 반드시 실패를 전제로 설계되어야 하며, 이 점을 간과하면 구조는 빠르게 취약해진다.
결론: 통신 방식은 보이지 않는 설계 철학이다
마이크로서비스 통신은 단순히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이는 서비스가 어떻게 성장하고, 장애를 어떻게 견뎌내며,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 것인지를 좌우하는 설계 철학에 가깝다. 어떤 통신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개발 속도, 장애 대응 능력, 운영 복잡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성격과 현재 단계에 맞는 방식을 선택하는 일이다. 통신 모델이 명확할수록 아키텍처는 더 단단해지고, 서비스는 더욱 예측 가능해진다. 결국 보이지 않는 이러한 연결이 서비스의 품질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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